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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도(道)는 음악이 아니면 행해지지 않고, 제왕(帝王)의 다스림도 음악이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고, 천지만물의 정(情)도 음악이 아니면 조화되지 않는다.”(聖人之道 非樂不行 帝王之治 非樂不成 天地萬物之情 非樂不諧)


-다산의 <악론樂論>에서


음악이 없어지면서 형벌이 심하여지고, 음악이 없어지면서 병란이 잦아지고, 음악이 없어지면서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음악이 없어지면서 속임과 거짓이 성하여졌다.


무엇으로써 그렇게 된 여유를 아는가. 일곱 가지 감정가운데, 그것이 나오기는 쉬워도 억제하기 어려운 것은 노여워하는 것이다. 왈칵하여 답답한 사람은 마음이 화평하지 못하고, 분하여 성내는 사람은 마음이 풀리지 않는 법이다. 바로 그런 때에 오직 남을 형벌함으로써 한때의 심기를 통쾌하게 하면 비록 풀리는 듯 순해질 수 있으나 거문고, 피리, 종, 경쇠의 소리를 듣고 그 마음이 화평하여지고 풀어지는 것만 같지 못하다.


그렇지 않으면 군사를 일으켜서 남의 나라를 정벌하여 그 부끄러움을 씻고 원한을 보복하는 뜻을 마음대로 부리어 또한 한때의 기분을 통쾌하게 할 수도 있겠으나, 날마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도록 한다면 살벌하고 전투하려는 뜻이 어디에서 일어나겠는가. 음악이 없어지자 형벌이 심해졌고, 음악이 없어지자 병란이 잦아지게 된 까닭이다.


윗사람이 형벌로써 제어하고, 병기로써 위압하면 아랫사람은 이에 응하게 되는데, 그것은 오직 근심과 고통과 탄식하는 소리와, 간사하고 아첨하며 엄폐掩蔽하는 꾀만 있게 될 뿐이다. 이것이 음악이 없어진 후에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음악이 없어지자 속임과 거짓이 성하여진 것이다. 


지금 세속의 음악은 모두 음탕하고 상스러우며, 가락이 슬프고 무정한 소리다. 그러나 그런 음악이라도 앞에서 한참 연주하면 관장이 아전붙이를 용서해주고 집 어른은 종들을 용서하게 된다. 세속의 음악도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옛 성인의 음악이랴.


까닭에 예禮와 악樂은 잠깐 동안이라도 내 몸에서 떠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데에도 어찌 성인이 이것을 말하였으리요. 음악을 진작시키지 않으면 교화는 시행할 수 없으며, 풍속도 마침내 변화시킬 수 없으며, 천지간의 화기和氣도 마침내 이르게 할 수 없으리라.


-정약용, <목민심서> 하권, 황인경, 254-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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