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선배들의 수기로 도움받은 것이 있으니 주제넘지만 저 또한 후배들에게 수기를 남겨 환원하려고 합니다.
일본 유학수기를 쓰려고 하니 상당히 많은 내용이 되네요. 어디서부터 시작해볼까 하다가 아직 입시가 끝나지 않은 국공립대 수험생들도 있고, 가장 저에게 많이 물어보시는 부분이라 이 주제를 먼저 다루는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본고사와 면접, 유학준비를 위한 공부, 제 고등학교 생활 순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99% 제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며,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100% 완벽하게 적(입시)을 파악하면 좋겠지만, 유학이라는 것이 표본자체가 적고, 본고사성적, 면접 등 미지의 평가요소가 크게 작용하기때문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마인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수험한 학교들은 동경공업대학, 나고야공업대학, 홋카이도대학, 사이타마대학 총 네 곳이며, 면접 혹은 면접과 필기시험을 치룹니다.
홋카이도대학과 사이타마대학은 제가 본고사를 치루지 않기에 다루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두 대학을 하나씩 차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동경공업대학은 출원자격만 만족하면 누구나 1차선고(필기시험)을 받을 자격이 주어집니다. 1차선고에서 합격한 사람만 2차선고(면접)을 치루고 최종합격을 통지합니다. 이 학교는 특이한 점이 5지망까지 원하는 학과를 적어낼 수 있습니다.(5지망 전부를 채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필기시험은 수학 물리 화학 영어 일본어 순으로 진행되며 수능처럼 하루를 꼬박잡아먹습니다. 여기서 일본어는 50점만 넘으면 동점이며, 50점미만은 그냥 탈락입니다. 참고로 현지인과 다른 시험을 치룹니다.
수학 - 문제는 총 3문제이며, 큰B4?용지에 서술식입니다. 문제는 외국인임을 감안한듯 문제의 길이가 1~2줄 정도로 길지않습니다. 제가 수험한 문제에는 1번 이차함수, 2번 정수론, 3번 확률 문제로 아이러니하게 전부 문과단원으로 출제되었습니다.(과거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난이도는 이전 년도 문제들보다 확실히 어렵게 출제되었으며 아마 전년도보다 크게 늘어난 지원자수(209名 > 311名)를 고려한 결과인 듯합니다.
물리 - 전체적으로 매우쉬운 문제들로 출제되었으며, 그나마 어려웠던 1번은 단진동문제였고, 명문의 삼에 비슷한 유형이 출제되었습니다.
화학 - 매년 6문제가 나오고, 화학 지식과 사고력, 계산력을 종합적으로 묻는 문제들로 기억합니다. 풀이를 알아도 깔쌈하게 풀지않으면 시간이 모자랄 문제들이었던 것같습니다. 리카이시야스이 수준을 넘고, 굵고 깊게 파고든 문제들로 나왔습니다. 화학은 정답용지가 따로 없어 시험지를 걷어가, 갖고있지 않습니다.
영어 - 제가 망한과목.. 동경공대의 영어는 결코 쉽지않습니다. 이거 토플 100점대의 같이 수험하신 분도 인정하신 부분입니다ㅋㅋ. 저도 수능영어 2등급은 나오는 아예 못하는 실력은 아닙니다만, 토플 독해보다 지문이 길고, 어휘수준도 상당합니다. 생전 처음보는 단어들을 단시간안에 가장 많이 본 순간인 듯 싶네요. 큰 지문이 주어지고 빈칸어휘넣기, 빈칸 문장넣기, 유사단어 찾기, 작문 등 유형이 출제됩니다. 공인영어성적 안낸다고 (저처럼) 영어 얕보시면 망합니다ㅎㅎ;
일본어 - 상술했다싶이 50점만 넘으면 되는 과목이고 4지선다형 n2~n1급 어휘, 문법문제가 약 40문, 한자단어의 음독문제가 5문제, 독해1문제로 기억합니다. 이걸로 떨어지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외 잡담 - 중국인이 9할입니다. 겁나게 많고요 실력도 뛰어납니다. 한국인은 제 뒷자리 한 분, 나가면서 두 분봤네요.
나고야 공업대학은 자격이 되는 모든 수험생이 면접(구두시문)을 보고, 서류상 점수와 면접으로 결정됩니다. 면접시간은 3~5분이라고 면접 도우미분들이 얘기하셨고, 대부분 그렇습니다. 과에 따라 구두시문의 내용은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공통적으로 대학지망이유 > 구두시문 이 순서로 물어보는 것같습니다. 저의 경우, 대학지망이유 > 구두시문 > 다른대학지망여부 이렇게 질문이 들어왔고 대강 10분정도 면접봤습니다. 면접 질문과 제가 답한 내용을 최대한 잘 살려서 한국어로 적어보겠습니다.
Q: 이 대학에 지원한 동기가 무엇인가?
A: 우선 커리큘럼이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정보공학을 세 분야로 나누어 가르치는 시스템은 갈수록 전문성이 요구되는 정보공학에 잘 맞추어져있는 체제라고 생각합니다. (쉼) 특히 미디어정보공학코스는 제가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이고 다른 학교에 없는 음성, 영상처리 과목이 있어 꼭 배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쉼) 또한 나고야공업대학이라는 자체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 ??) 나고야는 일본 제일의 공업도시입니다. 나고야에서 도요타, 린나이 등 많은 기업이 생겨나고 자라 일본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 안에는 분명 나고야공업대학의 사람들이 있었고, 따라서 나고야공업대학이 일본의 경제를 받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수웃음) 제가 이 대학에 입학한다면 그것을 평생 자랑으로 생각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Q: 거기 있는 종이의 3번 문제를 풀어보세요.
問3: 과
의 교점을 잇는 선분을 직경으로 하는 원의 중심좌표와 반지름의 길이를 구하시오.
A: (교점좌표 구하는 데서 틀리고, 면접관이 그만하라고 지시.) 12/4 추가) 문제푸는데 한 분이 동영상으로 찍고있었습니다. 과정은 틀리지 않았고 교수랑 화이트보드 번갈아가며 설명하는데 진짜 맞는 줄 알고ㅋㅋ 자신있게 찬찬히 유도해가면서 풀었는데 마지막에 유도된 답이 좀 이상하다? 싶었죠 그림이랑 점 위치가 너무 달라서.. 그래서 좀 이상하다 싶어서 화이트보드 보고있었는데 그만해도 된다는 지시 들어와서 다시 앉았습니다.
Q: 다른 지망한 대학이 있는가?
A: 사이타마대학을 지망하여 시험을 볼 예정이지만 이 학교에 합격한다면 수험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Q: 이쪽이 1지망이라는 건가?
A: 예 그렇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면접관은 총 네 분이 계셨고, 질문은 주로 젊어보이는 교수님이 하셨고 마지막 질문만 다른 교수님이 하셨습니다. 주로 질문하신 교수님이 제가 미리 봐두었던 VR관련 연구하시는 교수님이셨고 미디어정보공학을 꺼낸 것이 +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네 분이외에 옆에서 자꾸 사진찍으시는 분이 계셨는데, 덕분에 문제풀 때 상당히 긴장감이 더해졌습니다 ㅋㅋ; 여담으로 정보공학과 지원하신 분들 40명 중 저만 교복+운동화였습니다..저희 학교 교복이 좀 특이해서 더 눈에 띄었을 것같네요. 나공대 저희과 지원하신 한국분은 저를 딱 알아보셨을 겁니다. 교복에 이름도 붙어있고...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한것은 1월 초부터 였고, 그러니까 한 달 준비했습니다. 이치고이치에에서 월, 금수업으로 조선생님(일본인)께 첨삭과 모의면접수업을 받았습니다. 조선생님은 이과수업을 가르치시는 만큼 이과과목 면접을 잘 아십니다. 큰 틀의 예상질문에 대해 학생은 예비답변을 작성하고, 선생님은 그에 츳코미와 추가질문, 첨삭을 하는 식으로 수업합니다. 또 면접예절, 면접용어 등도 물어보시면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제가 배운 팁을 조금 나누어드린다면,
첫째, 예상질문을 생각할 때에는 같은 의미의 다양한 표현을 귀에 익게끔 하십쇼 예를들어 '이 학교에 지망한 이유는?' = '왜 이 학교에 지원했는가?' = '우리 학교의 무엇때문에 지망했는가?' 등등 다양한 표현을 생각해 두어야합니다.
둘째, 답변을 암기할 때에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제가 외우는 것을 싫어하지만 외우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답변 전체를 완벽하게 외우려는 것보다 키워드 몇가지를 기억하고 이를 적절히 조합해서 답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셋째, 답변은 30초~1분 가량의 분량으로 2개 이상 준비할 것. 답이 너무 길면 면접관이 지루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이고, 너무 짧으면 제대로 설명이 안됩니다. 2개 이상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면접관이 (제 나공대 면접처럼) 답변이 끝나도 가만히 기다리는 경우가 있기때문입니다. 이 것은 계속 하라는 사인이고 면접관이 멈추기 전까지 계속 답변을 계속해야합니다. 따라서 핵심 질문은 3개정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당연한 소리지만, 직접 입으로 말하며 연습해야합니다. 누군가 앞에 세워놓고 말하면 더 좋겠지요.
다섯째, 완벽한 대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면접에 임해야합니다. 면접준비는 최선으로 하되, 생각치 못했던 질문이 나올 것을 염두에 두어야 벙찌지 않습니다. 이 경우, 애드립으로 해결하는 수 밖엔 없습니다. 실전면접연습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그 외 잡담 - 여성이 6명, 남성이 30명 정도로 남성비율이 높았습니다. 면접은 수험번호 1~20번, 21~40번 이렇게 두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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